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분으로 쪼갠다고 증여세율이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법인 승계의 진짜 힘은 세율표 바깥의 네 가지, 곧 나눠 줄 수 있고, 취득세가 없고, 대출이 평가액을 낮추며, 가치 상승분이 처음부터 자녀 몫이 된다는 구조에 있습니다.
- 같은 5억원어치를 넘기면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증여세율표는 동일합니다. 다른 것은 쪼개고 반복할 수 있는가입니다.
- 비상장 임대법인 주식은 대부분 순자산가치 중심으로 평가됩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이 기준이라, 대출을 낀 설립 초기가 평가액이 가장 낮은 시점입니다.
- 다만 순서를 틀리면 증여의제라는 덫이 기다립니다. 그리고 임대법인에는 가업승계 저율과세라는 지름길이 없습니다.
"건물을 통째로 물려주자니 증여세가 수억이라는데, 법인 만들어서 주식으로 주면 확 줄어든다면서요?"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어떤 부분이 맞고 어떤 부분이 환상인지, 계산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부동산을 통째로 주는 것과 지분으로 주는 것, 뭐가 다른가요?
먼저 같은 점부터 분명히 하겠습니다. 증여세율은 똑같습니다.
증여세는 받는 사람 기준으로 1억원 이하 10%, 5억원 이하 20%, 10억원 이하 30%, 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 50%의 누진세율입니다. 자녀에게 5억원 몫을 넘기면, 그것이 건물 공유지분이든 법인 주식이든 증여세는 같은 표로 계산됩니다. "주식이라서 싸다"는 말은 여기까지는 틀린 말입니다.
차이는 세율이 아니라 운용에서 납니다.
| 구분 | 부동산 직접 증여 | 법인 지분 증여 |
|---|---|---|
| 분할 | 공유지분 등기를 반복해야 하며 절차·비용 부담 | 주식 수 단위로 자유롭게 분할·반복 |
| 취득세 | 증여 취득세 발생(기준 3.5%+, 조정지역 고가 주택은 12%) | 주식 자체에는 취득세 없음* |
| 평가 | 부동산 시가(감정·매매사례가액 등) | 순손익·순자산 가중평균 — 부채 반영 |
| 미래 가치 상승 | 증여 전 상승분은 부모 재산에 계속 누적 | 지분 이전 후 상승분은 자녀 몫으로 귀속 |
*과점주주 간주취득세는 별도 쟁점입니다. 가족 등 특수관계인 그룹 안에서의 이전은 그룹 합산 지분율이 변하지 않으면 문제되지 않지만, 지분율이 새로 늘어나는 구조라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지분 증여의 실익은 10년 주기 증여재산공제(성인 자녀 5,000만원, 미성년 2,000만원)를 수증자별로 반복해 쓰면서 낮은 세율 구간에 나눠 담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옮길 때마다 붙는 취득세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녀 둘·배우자까지 수증자를 나누고 10년 주기를 두 번만 돌려도, 한 번에 넘길 때 40% 구간에 쏟아졌을 금액이 10~20% 구간으로 분산됩니다. 혼인·출산 시점에는 별도의 1억원 공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법인 지분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나요? 부동산 시세와 다른가요?
다릅니다. 그리고 그 다른 지점에 설계의 여지가 있습니다.
비상장주식은 원칙적으로 순손익가치(최근 3년 가중평균 이익 기반)와 순자산가치를 3:2로 가중평균해 평가합니다. 그런데 부동산이 자산의 50% 이상인 법인은 2:3으로 순자산 쪽 비중이 커지고, 80% 이상이면 순자산가치만으로 평가합니다. 임대 가족법인은 대부분 마지막 유형입니다. 즉 "법인에 넣으면 부동산 시세보다 싸게 평가된다"는 기대는 대체로 환상입니다. 평가액은 법인이 가진 부동산 가액을 따라갑니다.
그럼에도 평가 구조에 두 가지 지렛대가 있습니다.
첫째, 순자산가치는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입니다. 20억원 건물을 대출 12억원을 끼고 보유한 법인의 순자산은 8억원 수준이고, 주식 평가액도 그 언저리에서 형성됩니다. 부동산을 통째로 증여하면 20억원이 과세 기준이 되지만, 지분은 레버리지가 걷어낸 몸값으로 평가됩니다. 설립 초기, 대출 비중이 높고 이익이 쌓이기 전이 평가액의 바닥인 이유입니다.
둘째, 최대주주 지분에는 20% 할증이 붙을 수 있으나 중소기업 주식은 할증이 배제됩니다. 다만 평가액이 순자산가치의 80%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 하한 규정이 있어, 이익이 없는 법인이라고 평가액이 무한정 낮아지지는 않습니다. 평가는 결국 재무상태표 숫자 싸움이라, 증여 시점의 결산 구조를 미리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래서 순서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같은 재산, 같은 가족이라도 "누가 먼저 주주가 되느냐"에 따라 세금의 총량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상적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① 부모가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공제 한도 활용, 증여세 신고)하고, ② 자녀가 그 돈으로 설립 단계부터 출자해 주주가 되고, ③ 법인이 대출을 일으켜 부동산을 취득하며, ④ 이후 가치 상승과 이익 누적이 자녀 지분에 처음부터 쌓이는 구조입니다. 자금출처가 깨끗하고, 부모에게서 자녀로 "넘어간" 것은 초기의 작은 현금뿐이라 증여세 부담이 가장 가볍습니다.
반대로 순서를 틀리면 증여의제 규정들이 작동합니다.
- 특정법인 증여의제(상증법 제45조의5): 자녀가 지배주주인 법인에 부모가 부동산을 시가보다 싸게 팔거나, 무상으로 자금을 대주거나, 채무를 대신 갚아주면, 그 이익만큼 자녀가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부과됩니다. "법인에 싸게 넣어 자녀 지분 가치를 올리는" 설계의 정면을 막는 조항입니다.
- 증자·감자 증여의제(제39조, 제39조의2): 시가보다 낮은 가액의 신주를 자녀가 인수하거나, 불균등 감자로 특정 주주에게 이익이 쏠리면 그 차익이 증여로 과세됩니다.
- 초과배당 증여의제(제41조의2): 부모가 배당을 포기하고 자녀에게 지분율 이상으로 몰아주는 배당도 증여세 대상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법인 전환으로 만든 법인이라면 양도세 이월과세의 사후관리와 충돌합니다. 설립일부터 5년 내에 전환으로 취득한 주식의 50% 이상을 처분하면 이월된 양도세가 추징되는데, 이때 처분에는 증여 같은 무상이전도 포함됩니다. 전환 직후 자녀에게 지분을 대거 넘기는 설계는 이 규정에 걸립니다. 승계가 목적이라면 전환 방식보다 신규 설립 + 초기 지분 참여가 구조적으로 깔끔한 이유입니다.
가업승계 저율과세(10%)를 쓰면 되지 않나요?
임대법인에는 그 문이 닫혀 있습니다. 여기가 가장 널리 퍼진 오해입니다.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는 요건을 갖추면 10억원 공제 후 120억원까지 10%(초과분 20%), 최대 600억원 한도라는 파격적인 제도입니다. 60세 이상 부모가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중견기업 주식을 자녀에게 넘길 때 적용되고, 사후관리는 5년입니다.
하지만 부동산 임대업은 이 특례의 대상 업종이 아닙니다. 임대료를 받는 가족법인의 지분에는 일반 증여세율(10~50%)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나아가 2026년 8월 발표된 세제개편안(국회 미통과 정부안)은 '가업'을 전문 기술·경영 노하우 보유 기업으로 새로 정의하면서 임대수입이 주된 소득인 경우 제외를 법률에 명문화하고, 증여특례의 경영기간 요건을 20년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방향은 완화가 아니라 조임 쪽입니다. "가업승계로 10%에 넘기면 된다"는 전제로 임대법인 승계를 설계했다면, 그 전제부터 다시 세워야 합니다.
증여 후 10년 안에 상속이 나면 어떻게 되나요?
합산됩니다. 그런데 바로 이 합산 규정 안에 조기 증여의 진짜 효과가 숨어 있습니다.
상속인에게 사전 증여한 재산은 상속개시 전 10년(상속인 외의 자는 5년) 이내분이 상속세 과세가액에 다시 합산됩니다. "10년 안에 돌아가시면 증여가 헛일"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절반만 맞습니다. 합산되는 금액은 증여 당시의 평가액입니다. 순자산 8억원일 때 증여한 지분은, 이후 법인 가치가 30억원이 되어도 8억원으로 합산됩니다. 증여 후의 가치 상승분과 그 사이 쌓인 임대이익은 처음부터 자녀 재산이어서 상속세 계산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즉 조기 지분 증여의 효과는 "10년을 버텨 합산을 피하는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 합산되더라도 낮은 가액으로 잘라 두는 것에 있습니다. 부모 연세가 높아 10년 요건이 부담스러운 경우에도 조기 증여가 유효한 이유이고, 시점을 뒤로 미룰수록 이 절단 효과는 줄어듭니다.
상속세제 전반은 유산취득세 전환 등 개편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개편을 전제로 실행을 미루기보다, 현행 규정에서 유효한 구조를 먼저 갖추는 편이 안전합니다.
아톰이 보는 법
승계 상담에서 저희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증여세율이 아니라 시간표입니다. 부모님 연세, 자녀의 나이와 혼인 계획, 10년 공제 주기, 상속 합산 10년, 이월과세 사후관리 5년. 이 다섯 개의 시계를 한 줄에 놓고 보면 "언제 무엇을 넘길지"의 순서가 저절로 드러납니다. 세금은 선택보다 구조의 영향을 더 받고, 승계에서는 구조가 곧 시점입니다.
두 번째는 평가의 사전 시뮬레이션입니다. 같은 법인이라도 결산기 전후, 대출 상환 전후, 이익 배당 전후로 주식 평가액이 달라집니다. 증여일을 며칠 옮기는 것만으로 과세표준이 바뀌는 영역이라, 저희는 증여 실행 전에 평가액을 먼저 계산해 보고 날짜를 정하도록 안내합니다. 숫자로 보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 소개한 구조들은 전부 증빙과 신고가 전제입니다. 자녀 출자금의 현금 증여 신고, 시가에 맞춘 거래가액, 실질이 있는 배당 절차. 신고 없이 만든 지름길은 증여의제와 자금출처 조사 앞에서 더 비싼 길이 됩니다. 놓치기 쉬운 부분은 세율이 아니라 언제나 이 절차 쪽에 있습니다.
승계 설계 체크리스트
- 승계 대상이 신규 설립 법인인가, 전환 법인인가 (전환이면 5년 사후관리 확인)
- 자녀가 설립 단계부터 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가, 출자금 증여 신고를 마쳤는가
- 법인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80% 이상인가 (평가 방식 확인)
- 대출 등 부채 구조가 반영된 현재 주식 평가액을 계산해 봤는가
- 10년 주기 공제(성인 5,000만·미성년 2,000만·혼인출산 1억)를 수증자별로 설계했는가
- 부모와 법인 간 거래(양도·대여·임대)가 모두 시가 기준인가 (특정법인 증여의제)
- 배당이 지분율대로 이뤄지고 있는가 (초과배당 증여의제)
- 상속 합산 10년을 감안한 증여 시점 계획이 있는가
- 가업승계 특례 적용을 전제로 한 계획이라면, 업종 요건부터 다시 확인했는가
자주 묻는 질문
Q. 부동산을 먼저 사고 나중에 법인을 만들어 넘기면 안 되나요? 가능하지만 비쌉니다. 기존 부동산을 법인에 넣는 것 자체가 양도라서 양도세·취득세가 발생하고, 주택은 이월과세 배제와 취득세 12% 중과까지 겹칩니다. 승계 목적이라면 법인을 먼저 만들고 법인 명의로 취득하는 순서가 구조적으로 유리합니다.
Q. 미성년 자녀도 주주로 넣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미성년 공제 2,000만원 한도 내 현금 증여 후 출자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출자금 규모가 공제를 넘으면 증여세 신고가 필요하고, 이후 배당·지분 변동 때마다 자금출처와 증여의제 쟁점이 따라오므로 지분율은 보수적으로 설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증여 대신 자녀에게 주식을 싸게 파는 방법은요? 특수관계인 간 저가 양도는 시가와 대가의 차액(일정 기준 초과분)에 증여세가 매겨지고, 파는 부모에게는 시가 기준 양도소득세 문제가 생깁니다. 평가액을 낮춰 정식으로 증여하는 것과 저가 매매를 섞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며, 후자는 대부분 손해로 끝납니다.
Q. 법인 가치가 낮을 때 몰아서 증여하는 게 낫나요, 10년마다 나누는 게 낫나요? 평가액 상승 속도에 달렸습니다. 가치가 빠르게 오를 법인이라면 낮을 때 크게 잘라 두는 쪽이, 완만하다면 공제 주기를 반복하는 쪽이 유리한 경향이 있습니다. 두 시나리오의 총 세부담을 계산해 비교하면 답이 나오는 문제이지, 일반론으로 정할 문제가 아닙니다.
Q. 상속세가 개편되면 지금 증여한 게 손해가 되지 않나요? 개편 논의는 있으나 내용과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제도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자산 가치와 평가액은 움직입니다. 현행 규정에서 유효한 구조(초기 지분·10년 공제·가액 절단)는 개편 방향과 무관하게 작동하는 부분이 크므로, 실행과 관망을 나눠 판단하시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꼭 확인하세요
이 글은 2026년 8월 현재 시행 중인 상속세 및 증여세법, 조세특례제한법을 기준으로 작성한 일반 정보입니다. 본문의 2026년 세제개편안 관련 내용은 국회 통과 전의 정부안으로, 확정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분 증여의 유불리는 법인의 자산·부채 구성, 가족 구성과 연령, 기존 증여 이력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며, 특히 비상장주식 평가와 증여의제는 요건 판단 하나로 결과가 뒤집히는 영역입니다. 증여 실행 전에 평가액 계산과 시점 설계를 먼저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무료 점검은 아톰세무회계 상담 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